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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동남쪽 고틀랜드 섬 해변 휴양지 비스비에서는 알메달렌 공원을 중심으로 1982년부터 해마다 7월 첫째 주에 정치토론과 세미나를 비롯한 각종 행사가 열린다. 행사가 열리는 1주일 동안 정치인, 언론인, 사회단체 활동가 뿐 아니라 다양한 노동조합과 시민, 학생 등 10만명 이상이 참여한다. 정치인의 록 페스티벌로도 불리는 ‘알메달렌위크’에서는 각 정당의 주요 정책과제와 현안에 대한 입장을 비롯해 스웨덴 발전을 위한 제안, 더 나아가 지구적 차원의 문제해결까지 다양한 정치의제들이 다뤄진다. 각 정당은 참여한 노동조합이나 사회단체, 시민과 즉석 토론을 벌이고 정책에 대한 의견을 듣는다.
특히, ‘알메달렌 위크’에서는 아이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고 한다. 스웨덴의 아이들은 일찌감치 정치의 중요성과 권리, 주장하고 표현하며 소통하는 법을 익혀 많은 이들이 이점을 오늘날의 스웨덴을 있게 한 원동력으로 꼽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로 고뇌와 토론·표현의 문화를 터부시해온 우리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하지만 규모는 크지 않지만 우리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정치토론의 장이 열리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 듣고 청소년카페 모모를 찾아 멘토의 자격으로 그들을 만나보았다.
한광고등학교 정치토론 동아리 사시사철(회장 박재우)이 그 주인공으로 10일 모모에서 만난 이들은 미국 대선에 대한 열띤 토론을 이어가고 있었다. 한광고 2학생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사시사철은 올 해 1월 27일 첫 모임을 갖은 후 평일 저녁과 주말을 이용해 4.13 총선과 세월호, 미국의 대선 등 다양한 정치 주제를 놓고 토론을 펼쳐오고 있다. 사시사철은 사상과 시사, 사회, 철학의 앞 글자를 따서 지은 이름으로 폭넓은 분야에 걸쳐 다양한 토론을 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으며 현재는 1·2학년 22명의 학생들이 동아리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사시사철의 회장 박재우(17) 군은 “봉사활동을 하던 중 우연히 정치에 관한 얘기를 하다가 이왕이면 학생들이 모여 함께 토론을 하자는데 의견을 모아 동아리를 만들게 되었다”며 “주로 뉴스를 통해 보도되는 정치와 외교, 역사 등의 주제들 중 이슈 리스트를 뽑아 발표와 토론을 하며 서로에게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학업에 방해되지 않도록 평일 월요일과 금요일 저녁식사 시간에 짬을 내 사전에 예고된 주제로 토론을 하고 주말에는 별도의 장소에서 희망자에 한해 심층적인 주제발표와 토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날 토론 모임에서는 미국의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연설문에 대한 분석과 토론을 통해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우리나라의 안보·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을 나누었다. 다음은 사시사철 동아리 회원들이 인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정치와 사회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해 보았다.
한광고 2학년 박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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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광고 2학년 박재우 |
학생들이 깨어있었으면 좋겠다. 사시사철을 통해서 학생들의 막혀있는 틀을 깨고 싶고 나아가 선거철만되면 후보의 인물됨이나 정책과는 무관하게 특정 정당을 찍어주는 어른들에게도 정치에 대해 올바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싶다. 부모님께 엄마·아빠가 정치에 무관심하기 때문에 우리가 이런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 또한 내 자식들에게 그런 비난을 받지 않으려면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갖고 우리의 권리와 책임에 대해 고민하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에 무관심한 국민은 민주주의국가의 국민 될 자격이 없다. 잘못은 어른이 하고 책임은 청소년들이 져야하는 무책임한 사회 분위기를 바꾸고 싶다. 우선 평택의 각 학교마다 사시사철과 같은 동아리를 만들어 평택연합을 구성하고 주제를 정해 토론대회를 여는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해나갈 계획이다.
한광고 2학년 구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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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광고 2학년 구광민 |
정치토론동아리에 가입하겠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렸는데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셨다. 사실 부모님도 정치에 염증을 느껴 뉴스도 보지 않는다. 하지만 아들이 정치토론 모임에 참여한다고 하니 열심히 해보라고 응원도 해주시고 가족들이 함께 모였을 때 자연스럽게 정치에 관해 이야기를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곤 한다.
한광고 1학년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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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광고 1학년 김준영 |
어른들에게 너희는 아직 정치에 관해 말할 나이가 아니다. 생각도 성숙하지 않았는데 잘못하면 그릇된 사상을 가질 수 있다는 말도 들었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건전한 토론과 이를 통한 표현은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이기에 꼭 필요한 양분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우리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한광고 2학년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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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광고 2학년 김정현 |
정치토론동아리에서 함께 주어진 주제를 놓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신의 주관을 가고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어 좋다. 우리가 스스로 만든 동아리에서 우리 스스로 소통하며 이끌어가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고 발전적인 시도라고 평가한다. 회원들의 발표나 토론은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이루어진다. 평소에는 학업에 열중하고 주말 등의 시간을 이용해 스스로 준비한다. 이 시간들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법과 소통하는 법도 연습할 수 있어 좋다.
한광고 2학년 김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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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광고 2학년 김민석 |
부모님께 동아리 활동을 하겠다고 하니까 이름을 물어보셨다.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이런 활동도 꼭 필요하다고 하시더라. 아직 친구들 중에는 학생들이 무슨 정치에 관해 이야기 하느냐며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는 친구들도 있지만 점차 정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에 대해 공감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학교 공부가 성적을 올리는 방편이 될 수는 있겠지만 사회를 변화시키지는 못한다. 과거 학생들이 6월 항쟁이나 4.19혁명 과정에서 이 땅에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가장 빠른 길은 청소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정치는 어른이 하는 거니까 너희들은 관심 갖지 말라는 게 진정한 민주주의인지 묻고 싶다.
문영일 기자 webmaster@pt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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